이제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렀는지 다소 힘에 부친 듯한 인상이다. 포근한 날들이 늘어가고 바람도 누그러져 따뜻한 기운이 서렸다. 이제 10개월을 다시 기다려야 할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산사 여행은 어떨까. 눈 덮인 백담사와 용대리 황태축제가 아 직 우리를 기다린다. 또한 '웰컴 투 동막골' 촬영지에서 영화 속 군인들의 복장을 입어보며 색다른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.
■스크린과 풍경이 겹치는 마을 =

전쟁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. 연합군 병사 스미스와 낙오한 인민군 이수화(정재영 분) 일행, 국군 표현철(신하균 분) 일행이 동막골에서 마주 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. 그 때문에 평화롭던 동막골에는 긴장이 감돌고,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…. 결국 이 영화는 전국 관객 800만명을 동원했다.

'윌컴 투 동막골'의 촬영지인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일대는 공기 좋고 물 맑은 시 골의 전형을 보여준다. 영화 촬영이 되지 않았더라면 세상에 제 몸을 드러내지 않 고 아직까지 묻혀 있을 곳이다.

세트장에 도착하면 먼저 마을 중앙에 우뚝 서 있는 정자나무가 보인다. 그 주위로 마을 촌장 집과 인민군, 국군, 연합군이 거처하던 조그만 방, 우물과 빨래터 등이 자리잡고 있다.

영화에서 자주 봤던 익숙한 풍경들이 주요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겹쳐지고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면서 한층 재미를 더한다. 세트장 한 쪽에는 영화 제작 당시 쓰였던 모형 비행기가 덩그라니 놓여 있다. 또 이곳에서는 '웰컴 투 동막골' 영화 의상 체 험장이 마련되어 있어 여행객이 직접 옷을 입고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해 볼 수 있다 .

원래 이곳에는 풀벌레와 소나무, 단풍나무 등의 나무들만 살 뿐 인적 드문 곳이었 다. 그러던 것을 영화 촬영을 위해 산을 깎아 길을 트고 냇가에 물도 흐르게 해 인 공마을을 만들었다.

한편 영월 법흥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. 적멸보궁 뒷산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때문에 적멸보궁 안에는 삼존불이 없고 뒤쪽으로 뚫린 창이 하나 있는 게 특이하다.

■제8회 용대리 황태축제 =

내설악을 찾는 여행객들이라면 누구나 백담사를 거치게 된다. 내설악의 관문 구실 을 하고 있는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한다. 그는 대표작인 ' 님의 침묵'을 이곳에서 썼지만 그 때 이후로도 백담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었다. 하지만 한 전직 대통령이 물러난 뒤 이곳에 오래 머물며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. 십여 차례에 걸쳐 재건을 거듭했으며 한국전쟁 이후 한 차례 더 재건 해 오늘에 이르렀다. 절 안에는 한용운 선생의 시비와 만해기념관이 있다.

외가평에서 출발해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를 지나 백담계곡을 옆에 두고 한참을 걸으면 백담사가 나온다. 셔틀버스를 운행하지만 기왕이면 걷는 편이 좋다. 깊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백담계곡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.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가는 길은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.

한편 용대리에서는 오는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6일간 제8회 용대리 황태축제가 열린다. 황태를 소재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황태가요제, 황태 짝 묶기 대회, 황태 정량달기, 황태구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. 황태는 함경도에서 처음 시 작되었다고 하는데, 한국전쟁 당시 피난온 함경도 사람들이 기후조건이 비슷한 진 부령과 대관령 일대에서 만들어 이 지방에도 널리 퍼졌다.

◆상품정보＝느낌여행(www.filltour.com)에서는 '동막골/한반도 선암마을/판운강 섶다리' 상품을 준비했다.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장과 한반도 선암마을, 판운강 섶다리, 법흥사를 둘러보는 일정이다. 왕복교통비, 토종 까막돼지 삼겹살 중식 포 함 요금이 어른 3만9000원. 어린이 3만5000원. 2월 25ㆍ26일, 3월 1일 출발. 당일 여행. '겨울산사 백담사트레킹/황태축제여행' 상품은 용대리와 백담사간 트레킹을 즐기며 제8회 용대리 황태축제에도 참가하는 여행이다. 요금이 어른 3만9000원, 어 린이 3만5000원. 2월 25ㆍ26일, 3월 1일 출발.

(02)777-9881

[여행작가 최성덕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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